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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충격의 이벤트였던 imf의 영향으로 현실의 족쇄를 획득한 나는 작은 사치조차 죄악시 여겼다. 군것질도 값를 따져가며 하는 내가 인테리어에 관한 소비를 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분위기를 내는 작은 소품이나 장식품 같은 것들은 청소에 방해되는 짐이라고 생각했고 언제나 항상 실용성과 가성비를 따져 필요한 물건만을 구매해 왔다. 알뜰살뜰 학자금을 갚고 모은 돈을 사용해 결혼을 해서 체리색 몰딩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집을 얻을 때에도 깨닫지 못하던 욕구가 깨어났다.
사실 알면서 외면 해오던 것이었다. 나는 예쁜 것들을 너무 좋아한다. 안정적인 균형과 비율에서 적당한 변화가 주는 짜릿함은 내가 행동하는 모든 이유에 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창밖의 풍경조차 없이 사용의 흔적만이 물씬 남아있는 오래된 빌라에서의 생활은 마치 그저 살아있어서 살아가는 기분을 주었다. 전세로 들어온 남의 집에 머물다 간다는 냉정한 마음을 살짝 내려놓고 새로운 이 곳을 좋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첫 보금자리로 잘 가꾸고 더 편하게 만들어야 했다.
샛노란 옛날 장판이 경악스러워 대충 카페트로 가렸더니 하얀 새 벽지와 진한 몰딩의 색상 대조가 커서 그것만이 눈에 들어왔다. 흰 벽을 그대로 두면 안되는 집이었다. 거의 텅 빈 집에 들어오고 거의 처음에 구입한 물건이 아마 저 시계였을 것이다. 체리색과 어울리는 네이비 시계가 마음에 들어서 커튼도 비슷한 색으로 맞추었다. 인테리어는 몰라도 정리에 일가견이 있는 편인데 침대 옆 공간에 맞춘 서랍장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사를 가도 버릴 필요없이 사용하기 위해 통가구 대신 사이즈를 맞춰 낱개로 구매한 최저가 리빙박스와 사다리형 선반.
나무의 색깔 그대로 판매된 만원대의 사다리 선반은 동네 페인트가게에서 나무용 수성스테인을 사서 발랐다. 그리고 드디어 몇 달을 방바닥에 자리잡았던 공기청정기가 적당한 위치를 만나니 만족스러웠다. 쓰지도 않는데 버리기 아까운 오일 한 병과 사은품으로 받아 갈 곳 없는 캔들과 무드등이 인테리어 효과를 낸다. 사실 원래 다 잡동사니였던 것들이었는데 위치가 물건을 바꿨다!
집순이로써 침대 위에서 쓰는 책상을 구매해야 할지 아주오랜 시간을 고민을 해왔다. 몇 년째 양반다리를 해도 들어갈 만한 적절한 사이즈를 찾고 비교하다가 결국 구매를 하지 못했다. 새 매트리스를 들인 후에는 그런 쇼핑 충동이 좀 가라 앉았고 임시로 접이식 간이 책상을 사용했다. 그런데 침대는 너무 푹신해서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팠다. 좀 더 편리한 사용을 위해 고민 한 결과 쇼파보다 더 자주 앉아있는 공간이 탄생했다. 위로 열리며 수납이 가능한 벤치인데 옛날 사진이라던지 과거 추억 노트 같은 것들을 보관해서 거의 열어볼 일이 없는 물건을 넣어뒀다. 벽에 등을 대고 전기 장판을 깔아놓은 침대에 발을 넣으면 푹신하고 따뜻하지만 이불을 깔아 뭉개는 느낌이 없는 안락의자의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다.
수납, 시각, 용도를 따져 자리잡힌 안방을 보니 발전해 나가는 앞으로의 보금자리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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