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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서울 동쪽을 방문한 것이 언제였더라..? 7년이 가까운 시간의 텀을 갖고 방문한 성수는 소문대로 힙한 분위기를 풍겼다. 대부분 20대 초반 기억의 배경으로 떠오르는 광진구에서 가까운 성수동은 전혀 이런 느낌이 아니었다. 역 4번 출구로 나와 식당을 찾아가는 짧은 길을 걷는 동안 새로이 갓 지어진 건물과 깔끔하게 센스 가득한 인테리어를 뽐내는 식당들의 조화에서 사치스러운 냄새가 났다. 마치 연남동의 한적한 우아함과 을지로적인 변화, 최신 레트로 사이의 분위기였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들의 기운이 느껴지며 시간의 변화가 현실적으로 체감 되었다.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외식 할때는 주로 베트남, 태국, 인도 식당을 찾게 되는데 약속으로 만남을 위해서는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여러 가지 식당을 찾고 추려내 고른 태국 음식점 레몬그라스는 성수역에서 2분 거리 내에 있었다. 단순하고 가까운 거리였지만 큰길을 살짝 벗어난 위치 골목에 가독성이 떨어지는 얇은 선과 흐르는 글씨의 간판으로 지도를 한번 더 본 후에야 찾을 수 있었다. 강렬한 간판을 가진 성수부두 2층에 위치한다.
태국 음식이라면 강한 향이 떠오르고 오픈키친임에도 들어서자마자 코를 자극하는 향긋함으로 기분이 고조 되었다. 위치를 장점으로 고른 식당이었지만 따뜻한 느낌의 시트러스 향기로 가득했고 눈으로 보는 식당의 인테리어와 완벽히 어울려 두 가지 감각만으로도 이른 만족감을 느꼈다. 내부는 콘크리트, 이끼, 대나무, 아기자기한 공예품 등의 소재로 미니멀하게 믹스되어 절제된 자연친화의 컨셉이었고 전체적으로 편안했다. 테이블에 앉으니 바로 맹물이 아닌 차를 따라주셨는데 가볍게 향긋해서 좋았다.
빠른 시간 안에 서빙된 쏨땀과 레드커리는 적은 양으로 가벼운 놀라움을 주었다. 쏨땀은 짭짤하고 강한 피쉬소스가 먼저 느껴진 후 알싸하게 아삭한 파파야가 상쾌하게 씹혔고 땅콩의 고소한 끝맛으로 마무리 되었다. 나름 맛있게 먹었지만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연남동에서 먹었던 쏨땀보다 파파야에서 씁쓸한 맛이 강해 단맛이 적었고 땅콩의 향이 조금 모자란 듯 했다. 젓갈이 많이 들어간 무생채가 떠올라 반찬 같이 밥에 올려 먹었다. 넉넉하지 않은 양이 맛보는 마음을 인색하게 만든 것 같다.
빨간 색을 기대했던 레드 커리는 흰 빛깔을 띄는 노란 색이었다. 고추가 두개 그려져 있었으나 한국인이라면 매워서 못먹는 사람은 극히 적을 듯한 수준이었다. 색에 대한 편견으로 매움을 기대하지 않았으나 코코넛으로 부드러워진 달큰한 매운 맛이 묵직하면서 경쾌하게 자극을 주어 맛있다는 말이 자동으로 나왔다. 건더기가 적은 편이었고 살짝 묽은 편이어서 진한 탕 느낌이 났다. 레드커리와 함께 나온 밥은 집에서 밥을 지을때 항상 찹쌀을 섞어서 먹다보니 일반 맵쌀 식감이 입에 감기지 않았다. 자스민 차를 이용해 지었다고 하는데 특별한 향을 느끼지는 못했다. 조금씩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입맛에는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먹는 메뉴가 단순하게 밥과 커리만으로 구성된 것이 무조건 사이드를 함께 시켜야 할 모양새다.
팟타이는 태국의 대표적 볶음면으로 필수 메뉴다. 주문함과 동시에 나온 다른 메뉴들과 달리 조금 뒤늦게 나온 팟타이는 이 곳에서도 주력 메뉴인지 남다른 플레이팅이 사진 욕구를 불렀다. 화려하게 익혀진 계란이 면 위를 완전히 덮었고 취향에 따라 첨가하는 라임과 고춧가루가 사이드에 놓여 있다. 부들부들한 면에 짭짤한 간이 지금까지 먹었던 팟타이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상을 받을 정도의 실력자가 요리를 제공하는데 메뉴판을 보면 8,000원에서 14,000원 사이로 비교적 캐주얼한 가격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미료 없이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로 단가를 맞추기 위해 양이 적어진 것 같은데 1인 1메뉴를 해도 사이드가 없으면 아쉬울듯하다. 추천하는 코스를 묶어서 판매하거나 차라리 단품의 값을 올려도 조금 더 넉넉한 양을 제공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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